스위스 뮤렌에서 즐기는 무공해 산책 :: THERE
TAKE OFF, 27th June 2017
Edited by Lona
from TAKE OFF
스위스 뮤렌에서 즐기는 무공해 산책
이름부터 동화 같은 스위스 산속의 작은 마을, 뮤렌Murren. 처음 들었을 때 참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뮤렌을 방문할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지루하리만큼 오차 없는 일정표를 따라 움직이던 스위스 여행 중반 즈음 다음날 아침의 융프라우 일정을 살펴보다가 던진 근본적인 질문이 발단이었다. "근데 융프라우 당겨?""아니, 안 당겨!" 그럴 줄 알았다. 나와 나의 동행은 역시 산보다는 바다가 취향이었고 스위스는 뭐니 뭐니 해도 알프스의 설산이라지만 리기, 필라투스, 피르스트까지 산 3개를 훑고 나니 산에 대한 감흥은 급격히 떨어져 있었다. 융프라우 등반이 예정되어 있던 전날 밤 넌지시 던진 나의 미끼를 그녀가 고맙게도 덥석 물어주었기에 우리는 뮤렌으로 일정을 급히 변경할 수 있었다. "그럼 우리 뮤렌이라는 마을로 가 볼까? 거기가 그렇게 예쁘다던데"
사실 뮤렌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없었다. 우리가 묵고 있던 인터라켄에서 라우터브루넨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다시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야하는 약간은 성가신 여정이라는 것만 구글맵을 검색해서 알아둔 게 전부였다. 그 곳이 전기 자동차만 다닐 수 있는 정부에서 보호하는 청정 지역이라는 것, 그리고 쉴트호른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한 중간지점이라는 것도 뮤렌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뮤렌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에서 내리면 기차역 맞은편에 바로 케이블카 정거장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15분정도 올라가면 바로 산악열차로 연결된다. 산악열차를 타고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다 보면 양 볼을 스치는 공기가 조금씩 차가워지면서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렇게 도착한 산속마을에 무엇이 있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별 건 없다. 해발 1638미터의 고지에 위치한 뮤렌은 인구 450명 남짓의 작은 마을이다. 한 개의 학교, 두 개의 교회, 그리고 의외로 꽤 많은 수의 호텔, 샬레 등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넉넉잡아 대략 1시간이면 마을을 한 바퀴 다 돌아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의 공기만큼은 무척 특별하다. 무공해 공기를 폐 속까지 끌어당겨 심호흡을 하다보면 심지어 공기가 맛있기까지 하다.
뮤렌에서는 산을 올려다 볼 필요가 없다. 산이 눈높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감히 가까이 할 수 없을 것 같은 위엄이 느껴지던 알프스의 세 봉우리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눈높이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마치 산이 무게중심을 낮춰 내 눈높이에 맞춰주는 착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편안해지고 포근한 느낌마저 든다. 이 동화 같은 마을을 심호흡하며 슬슬 걷는 것만으로도 스위스에 온 이유는 충분했다. 지금 내가 여기 이곳에 있지만 이곳이 곧 그리워 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 같은 마을이니까 동화처럼 표현해 보자면 3명의 오빠 아이거, 융프라우, 묀히에게 듬뿍 사랑받는 작은 막내 여동생 같은 뮤렌. 부끄럼이 많아 조용하지만 이곳저곳 흐드러지게 피어난 야생화 화관을 머리에 얹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하고 발랄한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마신 거품이 듬뿍 올려진 카푸치노 한잔은 풍경에 취해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스위스의 작은 산속마을에서 사랑스런 소녀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뮤렌에서의 무공해 산책을 추천한다.
27th June 2017
THEREZINE
  • 여행에미치고싶다 20170706022148136

    뮤렌 예전부터 스위스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하더라고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글로 만나니 더 가보고 싶네요. 잔잔한 글 읽으며 명상에 잠기게 되네요.
    답글 1   답글쓰기
    • 데얼 20170706142326756

      네, 여행자님! 데얼도 하루 빨리 뮤렌의 멋진 투어들을 런칭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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