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을 가진 섬 하와이 :: THERE
AROUND, December 2016
두 얼굴을 가진 섬 하와이
Collect moments not things
하와이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바다, 발가락 사이를 곱게 흐르는 모래, 훌라 춤, 칵테일 등 휴양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번 여행은 나의 하와이에 대한 생각을 180도 바꿔주었다. 휴양지로도 훌륭하지만 단지 그것이 다가 아니다. 코나 커피 산지, 화산재로 형성된 드넓은 광야, 고요한 야경, 파머스 마켓. 문화적 교감이 충분한 도시였다. 에디터 정혜미 / 포토그래퍼 박혜미 / 자료협조 하와이관광청
좋은 영화는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이어서 내심 불안했다. 출발하는 날은 몸도 좋지 않았다. 여행이라지만 솔직히 다 때려치우고 쉬고 싶은 마음이었다. 인천공항에서 하와이까지 비행시간은 10시간 남짓. 잠이나 푹 자려는 심산이었다. 그런데 비행기에 오르니 막상 잠도 오지 않았다. 기내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한 편 보자며 몇 가지를 고르다가 미 비포 유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길게 여운이 남는 영화는 몇 안 되는데, 비행기 안에서 ‘인생 영화’를 만났다.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영화를 틀어놓았다. 영화를 보고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갑자기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하와이는 오아후·몰로카이·라나이·마우이·하와이 등 8개의 주요 섬과 100개가 넘는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여행은 일정 상 오하우와 하와이 섬에서만 머물러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틀은 하와이 섬에서 머물고 오하우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한 달 정도는 머물러야 하와이의 일부를 알 것 같았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칭을 가진 하와이 섬은 정말 넓었다. 이번 일정은 전부 렌터카를 운전하고 다녔는데, 첫 숙소가 있던 힐로Hilo지역에서 코나 커피 산지가 있는 코나Kona지역까지 거의 두 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했다. 하지만 운전하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다.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마치 서부영화의 장면들이 이어지는 것 같았다.
화산의 아름다움
하와이가 화산지대라는 사실은 몰랐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스스로 국립공원을 찾은 것도 처음이었다. 하와이 섬에 있는 하와이화산국립공원은 가장 활발한 화산인 킬라우에아 산(1985년까지 지난 33년간 50회 이상의 분출이 있었다)과 마우나로아 화산의 정상에 있는 칼데라Caldera로 이어진다. 화산 그리고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층을 이룬 광대한 대지, 고도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는 식물 군락 등 자연이 만들어낸 절경이 감동적이었다. 곳곳에서 아직도 뜨거운 용암이 분출하는 연기를 볼 수 있는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재거뮤지엄Jaggar Museum 바로 앞에서 보이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가 가장 유명하다. 아직도 용암이 끓어오르는 살아있는 분화구다. 재거뮤지엄에서 나와 드라이브를 하다가 샛길이 있길래 들어가봤더니,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더불어 평평한 화산지대가 더 잘 보이는 곳이 있었다. 역시 여행은 계획보단 즉흥이다.
코나 커피 한 잔 하면서
하와이 섬의 코나 지역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원두 중 하나인 코나 원두의 재배산지이다. 커피 농장 투어는 내 로망이었다. 한때 커피에 꽂혀서 배운 적도 있는데 커피 농장까지 방문하게 되다니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용암으로 굳어진 토양에서 생산한 코나 커피는 신맛이 적당하며 꽃 향과 과일 향이 조화롭게 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수많은 커피 농장들이 모여 있는데, 우리는 UCC 커피 농장에서 산지를 돌아보고 원두 로스팅을 체험해보았다. 커피는 로스팅 방법이나 내리는 방법에 따라 수만 가지의 맛이 난다. 짧은 배움이었지만 로스팅의 세계는 흥미로웠다.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한시라도 눈을 떼면 안되었다. 잠깐 사이에 원두가 타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소한 향기가 코 안을 가득 메우니 드디어 나의 첫 원두가 완성되었다.
거북님 소원을 들어주세요
‘터틀 비치’라고 불리는 라니아케아 비치Laniakea Beach에서는 평소 만나기 힘든 몇 십 년 된 바다거북이를 많이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바다거북이들이 보드라운 모래사장으로 올라와 일광욕을 즐기며 잠을 자기도 한다. 바다거북이를 보겠다고 아침부터 오하우 섬의 북쪽인 노스쇼어North Shore로 향했다. 날이 좋아야 거북이들을 볼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계속 흐리다가 비가 내리길 반복했다. 몇몇 사람들이 무리 지어 바다거북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30분을 기다리다 지쳐 포기하고 나오는데, 저 멀리서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것이 들렸다. “왔나 보다!” 짧은 소리를 지르며 해변가로 다시 뛰어내려가 보니, 내 상반신 보다 조금 작은 바다거북이 한 마리가 유유히 모래사장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상주해있던 관리자가 사람들이 3미터 이상 접근하지 못하게 줄을 쳐주고, 사람들은 그 밖에서 거북이를 바라보았다. 이곳에는 전설이 하나 있는데, 바다거북이를 만났을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유치하지만 나도 거북이를 보자마자 속으로 얼른 기도했다. 네 가지 소원을 빌었는데, 언제쯤 이루어지려나.
새우트럭과 알로하!
한국에서도 여행지에서도 딱히 맛집을 찾아 다니진 않는다. 그런데 하와이 여행이 정해지고 나서부터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 바로 새우트럭이었다. 오하우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로 유명한 할레이바 마을Haleiwa Town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몇 대의 푸드트럭이 모여있는 단지로 갈 작정이었다. 할레이바 마을은 빈티지한 색감의 건물들을 비롯해 유명한 먹거리인 아사이 볼, 쉐이브 아이스 등 맛집들이 모여있어 산책하듯 구경하기에 좋은 동네이다. 초입에 있는 할레이바 비치 파크는 서핑하기 좋은 비치로 서퍼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천천히 둘러보며 걸으니 드디어 새우트럭 단지에 도착했다. 트럭에서 음식을 사서 앞에 벤치에서 먹으면 된다. 하와이에 와서 독특하다고 느낀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나무가 키가 크고 울창하다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야생 닭이 야외에 많이 돌아다닌 다는 것. 도로 위에 죽어있는 닭도 몇 번 보았다. 이 새우트럭 부근에도 야생 닭들이 사람들 옆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새는 왠지 무섭다고 생각했었는데 옆을 알짱대는 닭들이 귀엽게도 느껴졌다.
December 2016
THERE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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