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있는 몽골여행 :: THERE
Orang&Orang, March 2017
orang&orang magazine
별 볼일 있는 몽골여행
야근과 출장을 반복하던 컨설팅 회사의 지사장으로 5년. 현실에 지쳐 있던 나를 사로잡았던 다큐멘터리에서는 가깝지만 잘 몰랐던 몽골이 그려졌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을 달리는 말, 그리고 그들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매일매일이 캠프 같은 그들의 ‘게르’ 속 하루. 인터넷과 전화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우리네와 아주 다른 풍경이었다.
회사를 그만 두면서 쉼표가 필요했고, 나는 몽골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교통이나 여행 기반 시설이 열악한 몽골을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친구 같은 현지 가이드와 노련한 기사가 꼭 필요하다. 우리는 울란바토르 시내를 벗어나 진짜 몽골을 보기 위해 드넓은 초원으로 향했다. 몽골 사람들은 한국을 ‘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른다는데, 우리가 도착하자 비가 그치고 하늘에 무지개가 그려졌다. 보랏빛 노을을 뒤로 한 첫 캠핑장 사람들은 무지개와 함께 찾아 온 우리를 소중한 손님으로 맞아 주었다. 마치 한국의 경상도 남자들처럼, 표현은 무뚝뚝하지만 그 속마음은 참 따뜻한 몽골 사람들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한 유목민 가정을 방문하여 낙타를 타 보기로 했다. 새끼 낙타에게 별사탕을 줄 수 있는 체험은 참 정겹다. 마스카라를 한 것처럼 길게 말려 올라간 눈으로 손바닥에 올려둔 별사탕을 향해 사뿐사뿐 걸어온다. 형제들이 모두 울란바토르 시내로 공부를 하러 나간 학기 중이라, 귀여운 꼬마 아이의 친구는 낙타뿐이다. 한국에서 가져간 초코파이를 주자 수줍어하며 천진난만하게 먹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몽골은 언제 어디서나 한 무리의 동물을 만날 수 있다. 낙타, 염소, 소, 말, 양, 총 다섯 종류의 가축을 한 가정에서 키우는 몽골 유목민. 달리는 곳이 길이 되고, 넓은 초원과 낮은 하늘이 펼쳐진 몽골. 빗발치는 전화와 인터넷의 노예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일상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몽골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는 바로 사막에서의 모래 썰매. 우리는 엘승타사르해 언덕에서 신나게 모래 썰매를 타기로 했다. 맨발로 걷는 사막, 발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모래가 간지러울 만큼 부드럽다. 반대편 언덕 끝에 작별 인사를 하려는 오늘의 해가 찬란하게 걸려있다. 부모님과 함께 어린 아이가 되어 모래 썰매를 즐기다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몽골의 대표적인 음식은 허르헉이다. 양고기라면 평소에 즐기지 않지만, 허르헉은 특별했다. 몽골의 유목민은 귀한 손님 방문 시나 집안의 대소사를 치를 때 허르헉을 내놓는다. 그만큼 그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음식이다. 여유와 자유를 가진 나라, 따뜻한 음식, 매일 밤 쏟아지는 별. 유럽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뉴욕과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조명도 좋지만, 진정한 힐링은 이런 곳이 아닌가 싶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테를지국립공원. 별자리를 설명해주는 별자리 캠프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했다. 테를지국립공원에서는 말을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이곳에서 귀하디 귀한 몽골의 가을을 만날 수 있었다. 최저 기온 영하 40도, 최고 기온 영상 40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주 덥고 아주 추운 나라인 몽골은 가을이 상대적으로 아주 짧다. 때문에 단풍은 아주 잠깐 다녀가는 손님인데, 우리는 단풍이 예쁘게 든 공원을 말로 돌아 볼 수 있었다. 30분 가량 말을 타고 공원을 도는데, 얕은 강도 건너고 초원을 걷는 동안 말과 함께 호흡하는 기분이었다. 몽골에서의 승마는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마주의 눈치를 많이 보는 말이지만, 돌발 행동을 한다거나 너무 겁을 먹으면 말이 놀라서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걸음마를 떼고 나면 말을 탄다는 몽골 사람들. 그 문화를 느끼기 위해 몽골에서 말을 타는 것은 꼭 추천하고 싶은 일정이지만,두렵다면 ATV 산악 바이크로 테를지를 돌아보는 것도 추천하는 액티비티 중 하나이다. 비행기 직항으로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몽골.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깊은 호흡을 마시고 돌아갈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던 시간. 아직도 눈을 감으면, 내 얼굴로 쏟아 내리는 것 같았던 몽골 밤하늘의 별이 품에 날아 들어오는 기분이다. 눈과 마음이 쉬다 온 몽골을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만 같다.
March 2017
THERE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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