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좋은 영덕 :: THERE
Orang&Orang, JUNE 2017
Edited by 양혜원
from Orang&Orang
대게 좋은 영덕
'대게' 좋은 영덕

아직 코끝이 시렸던 3월, 대게 한 번 배 터지게 먹어보자며 무작정 떠났던 영덕. 두 계절이 돌아 지금까지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는 그 바다. 너무 계획적이지 않아도 되는 것이 국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대게 배부르게

하루 전날 숙소를 예약하고, 무작정 차를 몰았던 영덕. 매년 3월이면 개최되는 영덕대게축제가 어느덧 20회를 넘겼다. 강구항 해파랑공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축제에서 배를 채운 후, 해파랑공원을 걸어보자. 올해 문을 연 강구항 연안 매립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넓은 평지 면적을 자랑하는 해파랑 공원. 방파제 뒤로 영덕의 탁 트인 넓은 바다를 볼 수 있고, 바로 옆에 조성되어 있는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영덕대게’ 구매가 가능하다. 살이 꽉 찬 대게를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는 이 곳은 대게 천국.



블루로드의 매력

영덕(盈德)은 덕이 가득하다는 뜻이라 한다. 이 자연의 덕이 넘치는 땅에서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쪽빛 바다와 다이나믹한 해안 절경, 그 해안선을 따라 블루로드를 만날 수 있다. 블루로드는 영덕의 보석 같은 해안 풍경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도보길이다. A~D 코스로 나뉘어 총 길이 64.6km로 21시간이 넘는 대장정이라 하며, 체력과 시간을 고려하여 나에게 알맞은 코스를 걸으면 된다.

이국적인 풍경을 간직한 풍력발전단지는 일몰을 보기에 충분하다. 노을빛이 수놓은 하늘 바다를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헤엄친다. 사계절 바람이 많은 이곳에는 풍력발전기 24개가 세워져 있으며, 동해의 푸른 바람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곳이다. (블루로드 A코스) 이 풍력발전소는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 사랑하지 않는 이와 와도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일몰이었다.

해맞이 공원의 창포말 등대는 대게 다리가 해를 집고 있는 형상이다. 일출 명소라고 하는데, 게으른 여행자 컨셉인 내가 무작정 찾아간 늦은 오후에도 여전히 예뻤다.



그대 그리고 나

1997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방영됐던 MBC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고 최진실씨가 출연해서 당시 6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드라마의 배경이 경북 영덕이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다 결혼해 살아가는 이야기. 사랑에 대해 ‘1’도 모르던 나도 빠져서 봤던 이 드라마의 촬영은 영덕 강구항과 울진 후포항에서 나눠 찍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셨던 배우 최불암씨는 작년 한 인터뷰를 통해, 연기 인생에서 가장 정이 든 촬영지로 영덕을 꼽으셨다. 생동감이 넘치는 바닷가 마을. 갈매기 울음소리와 철썩대는 파도소리, 어선에서 뿜어내는 뱃고동 소리가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활기차게 들려왔고, 그런 활력이 드라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따 한다. 이 드라마를 생각하며 바라본 영덕의 석양은 참 슬펐다. 붉은 노을이 질 때쯤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벌겋게 물든 볼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사진으로 다시 만나도 설레고 뭉클한 그 바다. 대게의 속살처럼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곳. 어느 다른 계절에, 나는 다시 영덕을 찾아 또 다른 보석 같은 곳을 찾고 있겠지.
JUNE 2017
THERE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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